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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혼율, 정말 높은 걸까? (통계의 오류)

by SmartStory. 202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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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의 이혼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위권이며, 아시아 국가 중 1위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돌싱(이혼 후 다시 혼자가 된 사람)'을 주제로 한 예능과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이혼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라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이혼율은 실제로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일까?

2. 한국의 이혼율,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2.1 OECD 국가와 비교

OECD의 '한눈에 보는 사회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OECD 평균 이혼율은 인구 1,000명당 1.8건이었다. 한국의 이혼율도 1.8건으로 평균과 같으며, OECD 36개 회원국 중 공동 15위를 기록했다. 즉, OECD 회원국 내에서 한국의 이혼율은 중간 수준으로 볼 수 있다.

2.2 아시아 국가와 비교

OECD 회원국 중 아시아 국가를 따로 비교하면 한국의 이혼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2022년 기준 이혼율을 살펴보면:

  • 터키: 2.1건 (1위)
  • 한국: 1.8건 (2위)
  • 이스라엘: 1.7건 (3위)
  • 일본: 1.6건 (4위)

과거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이혼율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이면서 터키가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2.3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비교

OECD 회원국에 한정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한국의 이혼율(2.0건)은 19개국 중 5위를 기록했다. 이혼율이 더 높은 국가는 다음과 같다.

  • 조지아: 3.8건 (1위)
  • 카자흐스탄: 2.3건 (2위)
  • 호주: 2.2건 (3위)
  • 중국: 2.0건 (4위, 한국과 동일)

전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의 이혼율은 중상위권에 속한다. UN의 '인구통계연감 2023'에 따르면, 이혼율이 집계된 76개국 중 한국은 공동 25위를 차지했다.

3. 한국의 이혼율 변화 추이

3.1 과거와 비교

한국의 이혼 건수는 1970년 11,615건에서 2003년 166,617건으로 1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IMF 외환위기 이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급증하며 2003년에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3년에는 92,394건으로 2003년 대비 44.5% 줄었다.

3.2 평균 이혼 연령과 결혼 지속 기간

2023년 기준으로 평균 이혼 연령은

  • 남성: 49.9세
  • 여성: 46.6세

이는 10년 전보다 각각 3.7세, 4.2세 증가한 수치다. 또한, 부부의 평균 결혼 지속 기간은 16.8년으로 10년 전보다 2.7년 증가했다.

4. 이혼율 계산 방식의 차이

이혼율 통계가 혼선을 빚는 주요 원인은 계산 방식에 따른 차이 때문이다.

4.1 일반적인 조이혼율

조이혼율은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의미하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한다. 한국의 경우 2023년 조이혼율은 1.8건이다.

4.2 논란이 된 '이혼율 47.4%'

2003년 보건복지부 용역보고서에서는 '해당 연도 결혼 건수 대비 이혼 건수'로 계산한 결과, 한국의 이혼율을 47.4%로 제시했다. 이 방식은 결혼한 부부의 절반가량이 이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논란이 되었다.

4.3 법원행정처의 대안적 계산법

법원행정처는 '특정 시점까지의 누적 이혼 건수를 같은 시점의 누적 결혼 건수로 나누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는 전체 혼인 경력 중 이혼 비율을 반영하는 방식이지만, 최근 이혼율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5. 결론

한국의 이혼율은 OECD 평균과 같으며, OECD 내에서는 중간 수준이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중상위권에 속한다. 다만, 2003년 이후로 이혼율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며, 한국 사회에서 이혼에 대한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혼율 통계를 해석할 때는 계산 방식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단순히 '한국의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주장보다는, 장기적인 흐름과 다양한 비교 기준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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